◎●◎●
시리얼 팟캐스트의 사례에서 본 미국의 정당방위 본문
해당 에피소드 (강력 추천): https://serialpodcast.org/season-three/5/pleas-baby-pleas
시내버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버스에 위치한 수많은(총 8개)의 감시카메라들 덕분에 사건의 정황은 의심의 여지 없이 명확하다. 이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과연 살인을 한 사람은 무죄일까?
1. 노숙자는 아니지만 추레한 옷차림의 중년 남자(Abdul Rahman)가 버스에 앉아있다
2. 앉아있던 안쪽 2인용 좌석의 바로 옆으로 어떤 젊은 남자가 와서 앉더니 '당신한테 냄새가 난다'고 말을 걸기 시작한다.
3. 중년 남자는 자리를 옮기려고 하지만, 젊은 남자가 바로 앞에서 놀리듯 그를 막아대며 계속 시비를 건다. 말다툼이 시작된다.
4. 계속 시비를 걸던 젊은 남자가 몸을 비켜주기는 했지만 계속 물리적으로 위협한다.
5. 젊은 남자는 이제는 출구에 서있는 중년 남자가 들고 있던 신문을 일부러 쳐서 떨어뜨린다. 중년 남자는 천천히 이 신문을 다시 줍는다.
6. 조카 및 남자친구와 같이 버스에 타고 있던 레슬리라는 여자가 '둘 다 그만해라. 어린 아이(조카)도 있는데 버스에서 내려서 해결해라'고 말한다.
7. 중년 남자는 그 말을 듣고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리는 듯 하다가,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다시 버스에 탄다.
8. 젊은 남자가 결국 버스에서 내리지 않은 그에게 '내게 총이 있다'고 말하며(실제로는 없었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서 둘이 해결을 보자고 말하며 뺨을 툭툭 치기 시작한다.
9. 이 시점에서 중년 남자가 자신의 총을 꺼내들고 젊은 남자를 겨눈다.
10.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버스가 정차하고 문이 열린 순간, 레이첼이 옆에서 그를 발로 걷어차 길가로 넘어뜨린다.
11. 원래 시비를 걸던 젊은 남자가 아닌, 레이첼의 남자친구(Andrew Easley)가 버스에서 내려 뒷걸음질을 치는 그에게 접근하지만 중년 남자가 다시 총을 꺼내들자 버스 안으로 빠르게 몸을 피한다.
12. 이때 레이첼이 '저건 물총이야!'라고 소리친다.
13. 이 말을 듣고 레이첼의 남자친구는 중년 남자에게 다시 접근해간다. 이번에는 젊은 남자도 그와 같이 내린다.
14. 뒷걸음치던 중년 남자는 그들에게 총을 발사한다. 레이첼의 남자친구가 이 총에 맞는다.
15. 중년 남자는 그대로 현장을 뜬다.
결론: 처음에 별 이유 없이 꾀죄죄한 옷차림의 아저씨에게 시비를 건 젊은 남자와 옆에서 싸움을 부추기게 된 레이첼은 무사하고, 여자친구에게 뭔가 실력행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죄없는 남자친구만 사망.
검사인 Brian Radigan은 살인(Murder), 감정적 살해(Voluntary Manslaughter) 및 정당방위(Self Defense)중 어떤 쪽으로 배심원을 유도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16. 여덟 개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모두 검토하다가 한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는데, 중년 남자의 뒷걸음질이 단순한 뒷걸음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권투 셔플이라고 하는 권투에서의 발놀림이었다.
17. 조사 결과 그는 과거에 마이크 타이슨과도 경기를 해본 적이 있는, '리카르도 스페인'이라는 가명의 프로 복서였다. (타이슨과의 경기에서는 38초 만에 KO를 당했다)
18. 과거에 프로 복서였고 당시 복싱 스텝을 밟은 그는 정말로 생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당황해서 총을 발사했을까?
결과: 대배심원들(Grand Jury)는 이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Rahman은 불법적 총기소지로 2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다.
19. 죽은 Easley의 누나를 인터뷰한 결과, 왜 실제 원인제공자가 아닌 사람을 죽인 Rahman이 무죄인지, 왜 검사는 실제 그를 가격한 레이첼이나 젊은 남자를 기소하지 않았는지 등을 이해하지 못했다.
한국이었다면 어떤 판결이 내려졌을지 궁금한 사건.